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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lting Project
김해진
Fabric Artist
2024.10.08 ~ 2024. 10. 26
2020년부터 시작된 탈피[脫皮] 프로젝트, Molting Project는 가장 가까이 붙어 나를 이루고 보호하던 피부, 껍질이 시간이 지나 탈락됨으로써 그 안의 알맹이가 다음 단계로 성장해나가는 흔적들을 기록하며 쌓아가는 프로젝트이다.
내가 지나온 흔적들이 나를 말한다. 매일매일, 그날그날, 하루하루 과거의 시간과 관계들이 쌓여 한 사람을 만들어낸다. 평범하고 지루하게 반복되는 매일을 살아나가듯 반복적인 노동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다 보면 하나의 형상을, 어떠한 ‘것’을 만들어내게 된다.
내부에 머물던 무형의 ‘것’을 내 신체(손)을 통해 바깥으로 시각화하여 내보내는 작업의 결과물인 것이다. 과정 중 주로 사용되는 뜨개질은 하나의 바늘과 한 가닥의 실로 시작된다. 실 한 가닥이 이리저리 얽히고 꼬이고 엉기면서 관계를 쌓아가고, 또 그 사이 실을 놓치거나 빠뜨려 구멍이 나기도 하면서 하나의 어떠한 형태를 이루어가는 모습이 마치 한 사람을 이루어 가는 과정 같다.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계속 변화한다. 변한다고 해서 완전히 또 다른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전의 모든 요소들이 쌓여 그 사람만의 모양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탈피[脫皮] 프로젝트, Molting Project는 내 손을 통해 한때의 ‘나’를 감싸던 지나간 ‘나’를 밖으로 꺼내 보며 그다음의 ‘나’로 계속 나아가는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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