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EXHIBITION
《그저, 가꾸는 점들 Dots, Simply Tended》
박정언
Artist
2026. 09. 30 ~ 2026. 10. 24
많은 것들이 범람하는 세상 속에서 박정언은 점토라는, 가장 감각적인 물질을 통해 개인의 내면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감정이나 경험, 기억과 같이 자신의 내면세계를 이루는 것들을 ‘점’이라 부른다. 마치 유기체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점들은 구체적인 형상이나 뚜렷한 의도를 지니지 않는다. 그저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며 광활한 공간을 부유하는 모습으로 존재할 뿐이다.
점들을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조금은 낯설고도 사적인 공간으로 들어선다. 그곳에는 드나드는 이들을 가만히 마주하는 정원이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풀밭의 모습 같기도, 잔잔하게 흐르는 물결 같기도 한 점의 정원이.
작가는 지금 이곳에 존재하는 자신의 세계를 흙의 결로 드러낸다. 다소 지난하고 노동 집약적인 과정을 거치면서도 불길을 지나 나온 형상이나 효과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꾸밈도, 가식도 모두 털어낸 가장 진솔한 장면을 향해 움직임을 반복한다. 그에게 날것이 드러난다는 것은 의도나 당위에서 벗어나 혼재된 점들을 자연스럽게 마주할 수 있는 상태이다. 당신은 섬세하면서도 날것의 점들로 가꾸어진 이 공간에서 타인의 방문을 잠연히 허용하는 작가의 흔적과 만나게 된다.
다른 세계를 엿보기 위해 그가 가꾼 정원을 들여다본다. 정원은 가꾸는 이의 모든 것들이 비치고 담겨있으니.
‘가꾸다’라는 말에는 손질하다, 보살피다, 매만지다, 꾸려간다 등의 의미가 담겨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가꾸어진 무언가이다. 어디선가 갑자기 이런 외형과 내면을 가지고 나타난 것이 아니다. 아주 긴 시간 동안 고유한 하나가 되도록 가꾸어져 온 세상의 점들이다.
어쩌면 이것은 고요한 초대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저마다 고유하고, 애써 꾸미거나 의도를 지니지 않은 채 세상이라는 공간에 숨 쉬는 점 같은 존재라고 속삭이며 문을 열어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