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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위의 방


정우빈

Artist




2024. 07.03 ~ 2024. 07. 20

어두운 곳에 이끌린다고는 하지만, 어쩌면 내가 다가가고 싶어서 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이야기는 적어도 심연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두운 곳에 관한 이야기로부터 출발한다. 어두운 곳이란 햇빛을 받지 못하는, 부정적인 곳이 아니다. 어둠 안에 빛이 보일 때, 우리가 다가가는 길, 이 통로는 호기심과 불안감 둘 다를 자극한다. “저기에 뭐가 있지? 내가 가도 되나?” 처음에 우리는 그와 같이 어둠에 매료되었다. 그 안에서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 모르는 경험을 하면서도, 내가 내 마음에 귀 기울여 길 위에 서 있게 된다. 그러다 서서히 어둠은 내가 숨어 있을 수 있는 은닉처가 된다. 내가 처음에 두려워하던 어둠은, 내가 마음 편히 있을 수 있는 곳이 된다. 어둠에 깊이감이 한없이 펼친다면, 어두운 곳에서 깊이감은 내가 몸을 담고 있을 수 있는 방공호와도 같다. 내가 불안 속에서 끌린 어둠은 이제 내 것/곳으로 자리를 잡는다.

 

글.  콘노 유키 @k40_hermi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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